한국인이 북미서버를 점령함 - 58편

(결승전 (1))

SYA 클랜과 Frost Templer의 결승전 날.

오늘 해설을 맡은 김봉준의 입가에는 스타토토사이트 롤토토사이트  지어져 있었다. 그런 그에게 아리따운 여성 한 명이 다가가 말했다.

“김봉준 해설님 안녕하세요!”

“아, 조유나 아나운서님.”

조유나 아나운서.

오늘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옷차림에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오늘은 별로 신나보이지 않으시네요? 원래 강팀들끼리 경기하는 거 좋아하잖아요.”

“아... 그래 보여요?”

“네. 거기다가 김봉준 해설님은 원래 웨라 선수 나오는 경기 엄청 좋아하시잖아요.”

“아하하... 그건 뭐 딱히 좋아한다기보다는 웨라 선수가 워낙 경기를 화끈하게 하니까 그런 게 있죠. 아무래도 이것도 엔터테인먼트니까 아무래도 재미가 중요한데, 뭐 제 입장에서는 화끈한 경기가 좀 더 좋죠.”

“아! 하긴 그것도 그렇죠. 솔직히 보는 입장에서 웨라 선수의 플레이가 좀 멋있긴 해요. 마치 나만 이 무대의 주인공이다라고 외치는 듯한 느낌이랄까? 저라면 긴장돼서 아무것도 못할 거 같은데 참 신기해요.”

“그런 건 솔직히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는데, 뭐 그런 롤베팅 롤배팅 떠나서 어린 선수가 참 대단하죠.”

말을 하는 김봉준의 얼굴은 여전히 어두웠다.

“아하! 그것도 그렇죠. 음... 근데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은 신경쓰지 마세요. 전 김봉준 해설님 해설이 좋거든요! 그럼 수고하세요!”

“예... 감사합니다.”

조유나 아나운서는 경쾌한 스타베팅 롤드컵토토  김봉준을 위로했지만, 김봉준의 마음속은 여전히 다른 이들의 비평에 의해 무겁게 눌려있었다.

‘해설자 소리만 지르고 너무 알맹이 없는 해설만 하는 거 아님?’

‘다른 게임하다 온 사람이라 게임 모르는 거 같은데 ㅋㅋ’

‘그냥 소리지르기 원툴 ㅋㅋ’

이러한 논란에 해설자는 롤토토 스타토토 실력으로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

엄청난 인파가 몰려있는 경기장으로 김봉준은 들어섰다.

***

경기장의 풍경은 압도적이었다.

기본적으로 SYA 클랜의 경기를 보러오는 관중의 대부분은 아이돌 팬덤 기반이다. 열광적인 팬들은 빠짐없이 좌석을 메우고 있었고, 각양각색의 응원봉을 흔들며 경기는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꺄!! 지원호다!!!!

-웨라!! 웨라!! 웨라!!

-오빠 나랑 결혼해줘요!!

김동빈은 인파에 질색하며 말했다.

“사람 진짜 많다. 이진성 넌 안 쫄리냐?”

“김동빈 쫄았냐?”

“따, 딱히?”

“하던대로만 하자. 어차피 우리가 더 강해.”

-꺄아!! 저기 웨라다!!

-여기 좀 봐줘!!

내가 프로 경력은 많지만 이런 경험은 아직도 낯설다. 망겜은 대회라고 해봤자 이런 축제 같은 느낌보다는 그냥 반상회 같은 느낌이다. 순수 관중보단 게임의 고인물들이 오랜만에 회동을 가지는 자리랄까?

그래도 남들이 날 보고 환호한다는 건, 썩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적당히 손을 흔들어주자, 사람들은 다시 환호로 대답해줬다.

초대가수로 또 다시 가디언엔젤이었다.

협회 측에서는 인기 아이돌이 나와준다니까 마다할 이유가 없었고, TS 엔터테인먼트 측에서는 요즘 햄버거걸로 유명한 신채리를 LOL과 적극적으로 엮어주고 있었던 터라, 역시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둘이 짝짜꿍이 맞아떨어진 결과, 벌써 아이돌 과외하기라는 수상한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었다.

-여기까지 가디언 엔젤의 무대였습니다!

축하공연이 끝나고, 수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가 시작되었다.

***

-반갑습니다. 오늘 캐스터를 맡게 된 진용진입니다.

-해설을 맡게 된 김봉준입니다.

해설진의 소개가 끝나고 진용진이 말했다.

-그럼 SYA 클랜대 Frost Templer, Frost Templer 대 SYA 클랜의 경기를 지금 시이작하겠습니다!! 먼저 벤픽입니다. 선픽은 SYA 클랜이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은 얼리스타 벤.

-아무래도 이건 매드 사이언스 선수의 얼리스타가 그만큼 매서웠다는 뜻이죠. 프로스트의 스타일을 생각해보면 전형적인 팀파이트 중심의 팀이었습니다. 근데 여기에 핵심이 되는 픽이 얼리스타였거든요? 단단한 탱킹력을 앞세워 진영을 구축하고, 적 딜러를 제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었습니다. 지금은 그 중심축을 잘라낸 날카로운 벤입니다.

-네, 이어서 프로스트에서는 악마사냥꾼을 벤했습니다. 보통 벤하는 챔피언이 아니긴 한데, 그동안 이진성 웨라 선수의 악마사냥꾼이 보여준 모습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그렇습니다. 원조맛집은 남들이 따라할 수 없는 거거든요.

이이서 SYA는 케이넨을 벤했다.

이에 김봉준이 입을 열었다.

-지금 생각해야 할 게 풀려있는 OP캐릭터들이 많습니다. 특히나 카사단, 그레이브즈 이 둘은 중세시대에 우주전함이 온 것처럼 오버테크놀로지 챔피언입니다. 둘 다 카운터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냥 데미지 자체가 너무 강해요. 이 캐릭들을 전부 풀어줄지 벤을 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김봉준이 다시 말했다.

-근데 여기서 최근 선수들 사이에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캐릭터가 하나 더 있습니다. 라이즈. 이거 너무 오피 아니냐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기 시작했거든요? 다른 원거리 캐릭터들은 탑에 와도 나름 상대법이 있는데, 근거리 입장에서 라이즈를 만나면 라인전에서 아예 손을 쓸 수가 없어집니다. 라이즈는 6렙 이전에도 속박을 걸고 2초 뒤에 속박이 또 가능합니다. 그리고 6레벨이 되면 이 2초라는 텀도 없이 연속으로 속박을 걸 수 있습니다.

김봉준의 말을 진용진이 받았다.

-아무래도 근접 챔피언 입장에선 속박이 까다롭긴 할 겁니다. 프로스트 입장에서는 선택입니다. 여기서 OP 캐릭터들을 벤할 건지, 아니면 웨라 선수가 잘하는 픽을 추가로 더 짜를 건지.

프로스트의 선택은 드레이번 벤이었다.

이에 SYA 클랜은 카사단을 벤했다.

-이야! 이 카사단 벤은 SYA가 선언하는 겁니다. 야 우리 OP 캐릭터 없이 싸우자. 이거 하나 짜를 게. 너네가 그레이브즈 짤라. 이겁니다. 여기서 프로스트가 그레이브즈를 벤 안 하면, 선픽은 SYA 클랜이거든요? 그러면 대회 최초로 그레이브즈가 풀리게 됩니다.

프로스트 입장에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레이브즈 벤.

-이제 SYA 클랜의 선픽이 아주 중요합니다. 선택은!! 라이즈!! 선픽 라이즈를 골랐습니다. 라이즈는 속박 때문에 근거리로는 답이 없어요. 근데 프로스트 입장에선 애매한 게 라이즈가 어디로 갈지를 모릅니다. 저건 탑과 미드 둘 다 가능합니다. 정말 절묘한 벤픽입니다. 이럴 때 상대하는 입장에선 바텀에서 티어 높은 챔피언부터 뽑는 게 정석이거든요?

여기까지 진행한 프로스트는 벤픽이 말린 것을 깨달았다.

-저거 어디로 갈지 모르니까 일단 쿠르키 뽑자.

-그 다음은?

-얼리스타 벤 됐으니까 블츠 어때?

이에 반대한 건 데이비드였다.

-블츠는 팀전용이 아니야.

원딜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서포터가 블츠하는 걸 싫어한다.

결국 프로스트는 원딜 쿠르키와 정글 애무무를 선택했다.

-쿠르키는 이즈처럼 생존기 좋고 포킹 가능하고. 아주 무난한 선택입니다.

이어서 SYA 클랜은 리신과 아리를 선택했고, 프로스트는 오리애나와 레오나를 선택하고, 다시 SYA 클랜은 이즈와 루루를 뽑았다.

-이제 프로스트의 마지막 픽입니다!! 이쯤되면 라이즈는 탑 확정이거든요? 제임스 같은 챔피언이 나오면 좋은데 이건 아무래도 숙련도를 많이 타는 챔피언입니다. 일방적으로 때리는 거야 쉽지만 갱킹이 왔을 때 회피하는 거는 숙련도가 낮으면 하기가 힘들거든요? 거기다 한타 때도 난이도가 매우 높습니다.

이때 프로스트는 제임스 대신 우르솔을 꺼냈다.

-우르솔!! 전우협은 존재한다!! 우르솔이면 적당히 사거리도 있어서 라이즈한테 크게 밀리지 않는 데다가 김웅 선수가 좋아하는 방어형 원딜입니다!

-자 그럼 벤픽 정리하겠습니다. 탑은 라이즈 대 우르솔. 정글은 리신 대 애무무. 미드는 아리 대 오리애나. 원딜은 이즈 대 쿠르키. 서포터는 루루와 레오나입니다. 김봉준 해설께서는 구도 어떻게 보십니까?

-일단 탑에서는 웨라 선수가 아무리 극강의 라인전을 보유하고 있다고 쳐도! 우르솔을 상대로는 압박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마나가 부족해요. 마나는 실력으로 만들어낼 수가 없는 거거든요? 미드와 바텀은 서로 우위를 점하기 힘든 상황이고, 결국 키포인트는 정글입니다. 초반에 강력한 리신과 팀파이트에 강한 애무무. 지원호 선수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겠습니다.

-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그럼 경기 시이이이작 하겠습니다!!

***

로딩이 시작되고, 지원호가 말했다.

-진성아 나 아래로 간다.

-오키.

우르솔과 라인전에서 핵심은 우르솔의 원형으로 생기는 스킬을 피하는 거다. 근데 이게 쉽지가 않아서 우르솔은 제법 강력한 상대다.

잘 피하면 이기지 않겠냐 할 수도 있겠지만, 한타와 라인전은 다르다.

한타에서는 사람들이 정신없어서 스킬을 단조롭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지만, 라인전에서는 보통 심리전을 섞기 때문에 몇 번은 맞을 수밖에 없다.

물론 아예 기본적인 것도 못하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그런 사람은 프로 무대에 없기에, SS급 선수라고 해서 D급 선수와의 라인전을 언제나 이기는 건 아니다.

거기다 라이즈는 특성상 초반엔 별로다.

패시브 - 비전 숙련 : 과부하 동안 스킬 사용시 다른 스킬들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줄어듭니다.

Q - 비전마법 : 전방으로 구체를 발사해, 첫 번째로 맞는 대상에게 마법 피해를 입힙니다.

W - 속박 : 즉시 대상을 제자리에 묶고, 마법 피해를 입힙니다.

E - 주문 흐름 : 구체를 던져 마법 피해를 입히며 대상의 마법 저항력을 감소시킵니다. 최대 3번까지 중첩됩니다.

R - 압도적인 힘 : 6초 동안 라이즈의 이동 속도가 80 증가하고 주문 흡혈이 증가합니다. 이 동안 라이즈의 스킬 공격은 대상 주위 적에게 50%의 추가 피해를 가합니다.

여기서 라이즈에게 제일 중요한 건 패시브의 활용이다.

라이즈는 스킬을 사용하면 스택이 하나 쌓인다. 이 스택이 5스택이 되면 ‘과부화’라는 상태에 빠지게 되는데, 이때는 보호막이 생기면서 스킬을 사용하면 다른 스킬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4초만큼 감소하게 된다.

Q는 스킬 쿨이 짧아서 1개의 스킬만 사용해도 다시 쓸 수 있다.

W는 다시 쓰기 위해서 3개의 스킬이 필요하다.

E는 다시 쓰기 위해서 2개의 스킬이 필요하다.

콤보가 잘 이어질 경우 WQEQ를 사용하고 2초 정도 후에 다시 WQEQ가 가능해서 스킬 난사가 가능해지는데, 중간에 이 순환이 끊어질 경우 데미지가 대폭 감소하게 된다.

이걸 대충 요약하면 라이즈는 궁극기를 쓰면 강해지고, 콤보를 잘 사용하면 스킬쿨이 마구마구 돌면서 속박도 계속 쓰고 데미지도 좋다는 뜻이다.

내가 말했다.

-다 나 따라서 탑으로 와 봐.

요즘 탑라인전의 대세는 앞에 있는 부쉬를 잡는 거다.

저번에 했던 인베이드 전략대로 성공만 한다면 초반에 막대한 이득을 보고 시작할 수 있다.

뭐 어차피 성공 못 해도 큰 타격은 없다.

원딜은 바텀으로 보내고, 나머지 3명을 데리고 슬금슬금 탑으로 향했다.

적당히 시간을 보내다가, 지금.

-지금 가자. 내가 뒤로 쪼일게.

먼저 부쉬에 들어간 건 우리 서포터였다.

그리고 그 안에선 우르솔이 고개를 빼꼼히 내밀었다.

반가우니까 /웃음.

화들짝 놀란 우르솔이 도주를 감행한다.

여기서 못잡는 경우는 딱 하나. 리신이 스킬을 못 맞추는 거뿐이다.

-원호형 스킬 아꼈다가 써.

그럼 여기서 난 안 찍고 있던 스킬포인트를 W, 속박에 투자한다.

속박된 우르솔에 리신의 스킬이 적중한다.

이제 우르솔이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퍼스트 블러드!

-나이스 이진성!! 야 스킬 순서 좋았다.

여기서 더 좋은 건 킬을 내가 먹었다는 거다.

평소에도 내가 킬을 먹으면 좋다고 하겠지만, 지금은 의미가 좀 더 특별하다.

라이즈는 마나가 중요한 캐릭터다.

마나를 올리면 데미지도 올라가고, 애초에 마나도 부족하다.

이런 캐릭터들이 선호하는 아이템이 있다.

[여신의 눈]

-마나 사용 또는 스킬 사용 시, 최대 마나량 증가

최종템으로 업글 시 마나량 1000가까이 올려줘서, 라이즈에게 여신의 눈은 선호 아이템을 넘어서 필수 아이템이다.

그래서 시작 아이템도 여신의 눈의 하위템인 마나수정을 사는 경우가 많다.

[마나수정]

-마나 +250

근데 여기서 퍼블을 먹으면 이 마나수정이 바로 여신의 눈이 될 수가 있다.

덕분에 퍼블 먹은 라이즈는 다른 캐릭터가 2킬 먹은 것보다 효율이 좋다.

-원호형 탑은 3레벨부터 주도권 생겨.

-오케이.

라인전이 시작되었다.

원거리 대 근거리로 일방적으로 패는 구도와는 다르게, 이런 정상적인 라인전은 적당히 푸쉬를 하는 게 좋다.

너무 과하게 빠르면 라인이 타워에 박혀버린다. 너무 느리면 적이 2레벨을 먼저 찍게 된다.

원래 푸쉬를 위해서 라이즈가 E를 찍어야 했지만, 인베 때문에 W를 찍은 상황이라 3레벨까지는 밀릴 수밖에 없다.

적당히 미니언 막타만 톡톡.

어차피 우르솔도 마나가 부족해서 막무가내로 싸움을 걸진 못한다.

그리고 내가 3레벨을 찍게 되었다.

일단 적당히 3스택을 유지한 채로, 살짝 앞무빙을 친다. 그리고 우르솔의 E스킬인 동그라미를 예상해 살짝 뒷무빙.

내 앞 공터에 동그라미가 생긴다.

이제 내 턴이다.

QEWQEQ 콤보를 먹여주려고 했는데, 그걸 눈치 챘는지 우르솔은 라인을 버리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뭐 이래도 나쁠 건 없다. 어차피 갈수록 내가 좋으니까.

이제 우르솔의 생각은 뻔하다.

멀리서 쏠 수 있는 Q스킬로 대포는 먹으면서 일단 파밍.

그럼 난 우르솔이 Q스킬을 대포에 사용할 때, 그것을 몸으로 막는다.

그리고 /웃음.

멘탈 공격이다.

-탑 주도권 잡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