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스타토토사이트 왕국으로 크레이드를 데려다주면 되는 거야?”

“네, 롤토토사이트 부탁드립니다.”

“야야, 롤베팅 가지고 소원을 쓰기엔 좀 그렇잖아? 그럴 필요 없이 그냥 태워 줄게. 내가 너희들과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그냥 데려다주는 정도야 롤배팅 아무것도 아니니까.”

“스타토토 비약 같은 걸 구해다 스타베팅 수 있겠습니까?”

“내 롤드컵토토 쓸 만한 약이 있을지도 모르겠어. 그런데 최근 생긴 질병이라면 안 통할지도 몰라. 400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 기존의 약으로는 안 롤토토 병이 나타나기 마련이거든.”

“롤토토 같은 건 없습니까?”

“그게 스타토토, 내가 질병에 걸릴 일 자체가 없으니까 그런 약에 관심을 안 두게 되더라. 쩝…….”

홀덤사이트 날카로운 온라인홀덤 끝으로 머리를 벅벅 긁자, 성인 남성만 한 크기의 비늘이 떨어지면서 땅바닥에 깊숙하게 박혔다.

“어이쿠! 홀덤사이트 조심해! 내 온라인홀덤 멀리 떨어지라고! 아무튼 이 녀석을 기르반테 왕국으로 데려다주면 된다 이거지?”

“네, 가급적이면 빨리요.”

“그러면 날아갈 필요 없이 순간이동 마법으로 데리고 가 줄게. 그 정도 거리면 백 명 정도는 함께 이동이 가능하긴 한데, 같이 갈 미물 또 없어?”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천사 코스프레 중인 페도라가 손을 들자 샤를로트는 머리를 아래로 쓱 내밀더니 그녀를 바라보며 커다란 눈을 깜박거렸다.

“아 참, 너 헤이렘 교단의 추기경이었지? 그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비약보다 네가 훨씬 더 쓸모 있겠네.”

샤를로트가 고른 사람은 크레이드와 헤이워드, 그리고 쥴리앙과 페도라까지 모두 네 명.

크레이드의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전해 준 로렌스는 그렉이 사는 곳을 구체적으로 알려 줬고, 샤를로트는 그곳까지 가장 가까운 순간이동 포인트를 기억해내느라 눈을 감고 명상에 들어갔다.

“진서 님, 핵불닭 소스가 들어간 떡볶이를 부탁드립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축복을 강제로 발동시키기 위해서 매운 떡볶이는 필수불가결.

진서는 추가 트레일러 안으로 잽싸게 들어가서 아공간 저장소에 보관해 놓은 특제 떡볶이 10인분을 비닐봉지에 담아 페도라에게 건넸다.

“그러면 다녀오겠습니다!”

파아앗.

샤를로트의 순간이동 마법이 시전되자, 네 명과 거대한 드래곤이 모두의 시야에서 사라졌고, 사방으로 흩어진 마나가 어둠 속에서 반짝거렸다.

“어?”

진서는 뒤늦게 놓치고 있던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워낙 급박하게 상황이 돌아가다 보니, 할로윈 축제를 즐기던 중이라는 걸 망각하고 있었다.

“네 분 모두 분장 안 지우시고 가 버리셨네…….”

* * *

어두컴컴한 어둠 속에서 홀로 선 그렉은 자그마한 빛 위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어린 소년을 내려다봤다.

‘너무… 배가 고팠어요.’

식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온 가족이 3일 동안 먹을 식량을 혼자 먹어치운 아들은 죄인이 된 것처럼 고개를 떨궜다.

당시 어려웠던 집안 사정으로 인해 아버지였던 그는 아들에게 모진 소리를 해야만 했고, 10살밖에 안 된 아들은 사흘 넘게 빵 한 조각도 입에 대지 않고 방 안에 틀어박혔다.

그 이후로도 억지로 식욕을 억누르며 배고픔을 견뎌내던 아들이 안쓰러웠던 그는 어느 날, 평소보다 훨씬 많은 빵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아들은 집을 떠나 자취를 감춘 후였다.

‘…받으십시오.’

그로부터 10년 뒤, 아버지인 그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커진 아들이 집으로 돌아왔다.

아들은 금화가 가득 담긴 돈주머니를 탁자 위에 내려놓으며 무덤덤하게 말했다.

등에 비스듬히 걸쳐 멘 거대한 대검과 몸 여기저기에 난 흉터를 본 그는 아들이 집을 떠난 이후 거친 삶을 살아왔음을 직감했다.

이제는 마음껏 먹어도 되니 함께 살자고 그는 이야기했지만, 아들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자리를 떠났다.

그때 아들이 준 돈으로 시작한 식당은 많은 단골이 생기면서 매출이 나날이 상승했고, 분점을 하나둘씩 늘릴 정도로 번성했다.

‘…받으십시오.’

다시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이후에 가게에 나타난 아들은 10년 전에 줬던 돈과 비교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막대한 돈을 아무렇지 않게 내놓았다.

그는 아들이 내놓은 돈은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보다도 10년 전보다 더욱 건장해진 아들을 다시 만난 것이 너무나 기뻤다.

그는 아들에게 마음껏 공짜로 먹으라며 온갖 음식을 내놓았지만, 아들은 단지 1인분만 먹고선 돈을 내고 자리를 떠났다.

아들이 떠나간 방향을 씁쓸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아버지는 손님으로부터 의외의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들이 사실은 왕국을 구한 영웅이라는 것을.

그가 영웅의 아버지라는 소문은 삽시간에 기르반테 왕국 전역으로 퍼져 나갔고, 덕분에 그가 운영하는 식당은 더욱 번성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그가 거느린 식당은 100여 개에 달했고, 어느새 왕실에 수시로 들락거릴 정도로 인맥과 명성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어릴 적, 아들에게 모진 말을 했던 과거를 떨쳐낼 수 없었다.

아들이 배고파했던 어릴 적에 배불리 먹이지 못했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날 방법은 오직 하나, 다시 아들과 함께 사는 일뿐이라 여겼다.

그는 사람을 보내 대륙 곳곳을 떠돌아다니는 아들을 찾아 돌아와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아들은 대답 대신 그가 보낸 사람을 통해 거액의 돈을 부칠 뿐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하던 일을 모두 때려치우고 아들을 찾으러 떠나고 싶었지만, 100여 개가 넘는 가게의 주인인 그에게 자유보단 책임이 더 컸다.

그렇게 바쁘게 시간을 보내던 그는 어둠 속에서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져 있었다.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단지, 시야가 희미해져 가면서 저 멀리서 등을 돌리고 서 있는 아들의 모습이 깜빡, 깜빡이다 흐려질 뿐이었다.

파아앗.

그가 두 눈을 감기 직전, 하늘에서 내려온 빛이 어둠을 밀어내고 멀리 떨어져 있는 그와 아들을 감쌌다.

* * *

“여기는…….”

“그렉 님! 들리십니까?”

“…로렌스?”

“네! 접니다!”

“잘 들린다. 그나저나 왜 내가 누워있는지…….”